건선 14년차의 삶
건선 과 함께한지 어느덧 14년차에 접어들었다.
10년차일때 왜인지 모르게 많은부분 완치에가까운 현상이 일어나
다시 태어나는듯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것도 잠시
도로 전신에 퍼지며 지금은 한번도 안생겼던 얼굴부위마져 건선이 뒤덮고 있다.
왜일까?
좋아진건 왜 좋아지고, 나빠진건 왜 나빠진걸까? 알수가없다..
가만히 있으면 간지럽고
시원하게 긁다보면 피가나고
피가난자리에 딱지가 져 나아질때쯤 또다시 잠결에 긁어서 상처가생기고
그 상처는 다시 건선으로 자리잡는다.
매일같이 각질이 후두두 떨어져있는 침대시트를 보며 일어나는 아침엔
어딜 또 긁은건아닌지..
시원한곳 (피가나서) 은 어디인지를 찾는게 아침루틴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잠이들기전엔 가렵고, 잠이든 후엔 긁고, 잠이 깼을땐 각질과 피부상태를 보며 자괴감에 빠진다.
매일이 변함없이 똑같은 루틴이다.
아마 건선환우들은 다 이런경험을 하지않을까 싶다.
지금은 스테로이드 약을 먹었는데도 낫질않는걸보니 약에 면역이 생겼나보다.
얼굴은 너무한것같아 스테로이드 연고를 찍어바르는데
약을 바를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왜 나만 이런걸 해야하는걸까 하면서.."
글을 쓰는 지금도 옆구리나 팔이 가려워 긁는다.
깨어있는것 자체가 고통의 연속인 시간이랄까?
포기하지도 치유하지도 못한채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괴롭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날 이유없이 모든 피부가 깨끗해져서 눈을 뜬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것 같다.
건선으로인한 관절염으로 인해 무릎에 물이차고 운동을 하기에도 버거운 수준이 되어
살도 찌고 옷을 꾸며입지도 못하니 내세울게 없어진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버나?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일반인과같이 생활하며 그 고충으로인해 또다시 악화가 된다.
원인을 몰라도 좋으니 그냥 사라지기라도 하면좋겠다.
건강이 정말 정신을 좌우하는걸까??
예민해지고 비판적이어져 가는건 어쩔수 없는 현실인듯하다.
14년째 정신승리를 하며 버텨온 나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며 안타깝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건선
도대체 어디서 처음 생겨난 병인건가
그 싹을 보자마자 유전으로 전파하지않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역사적 역설도 하고싶어진다.
이렇게 푸념하다보면 어느날 문득 나를 치료할 수 있다는 사람이 나타나 댓글을 달아주고
하라는대로 해서 완치할 수 있진 않을까 끄적여보았다.
건선 으로부터 벗어나 깨끗한
새 삶을 살고싶다...